샌디에고에서 확인한 것
지난주 AACR 2026 Annual Meeting을 다녀왔습니다. 매년 이 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품고 갑니다. "Spatial biology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가?"
올해의 답은 명확했습니다. Spatial biology는 더 이상 "흥미로운 새 기술"이 아닙니다. 수많은 포스터와 구연 발표를 관통하며 느낀 것은, spatial transcriptomics와 spatial proteomics가 이제 연구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초 연구(basic research)에서 종양 미세환경의 구조를 밝히는 데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임상 연구(clinical research)에서 치료 반응과 내성을 설명하는 도구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이 곳곳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CMO의 시선으로, AACR 2026 현장에서 포착한 세 가지 핵심 흐름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기술의 진화: 더 넓게, 더 깊게, 더 많이
올해 AACR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술적 발표 중 하나는 10x Genomics의 차세대 플랫폼 Atera의 공개였습니다. Atera는 whole transcriptome 수준의 정보를 기존 대비 더 넓은 조직 면적에서, 더 높은 효율로 획득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이 발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기술 스펙의 향상 때문이 아닙니다. Spatial transcriptomics가 그동안 넘지 못했던 두 가지 벽 — 대규모 코호트 연구(large cohort study)와 임상 바이오마커 개발 — 에 대한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spatial transcriptomics는 소수의 샘플에서 깊이 있는 분석을 수행하는 데 강점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임상적 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수십, 수백 명 규모의 코호트에서 일관된 패턴을 보여야 합니다. Atera와 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이 간극을 메울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제공합니다.
실제로 이번 AACR에서는 ST on TMA (Tissue Microarray) 접근이 거의 루틴화되어 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다수의 발표에서 TMA 기반으로 수십개의 환자 샘플을 한 번에 spatial profiling하는 연구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었으며, 이는 spatial biology가 탐색적 연구(exploratory study)를 넘어 검증적 연구(confirmatory study)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Spatial Biology × Drug Response: 치료 연계로
이번 AACR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낀 트렌드는, spatial transcriptomics를 단순히 biology를 이해하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치료 효과(drug response)와 직접 연계시키는 연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ADC와 면역항암(IO) 영역에서 이 흐름이 두드러졌습니다.
1) ADC: 공간적 약물동태로 내성을 읽다
포트래이도 이번 AACR에서 두 편의 연구를 발표했습니다. 그중 하나는 HER2-targeting ADC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 코호트에서, spatial transcriptomics를 활용해 약물동태(pharmacokinetic) 장벽과 종양 내재적 내성 인자를 규명한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 주목받은 핵심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혈관과 타겟 간의 공간적 거리가 ADC 전달 효율과 직접적으로 연관됨을 환자 코호트에서 보여줌
HER2 발현의 공간적 heterogeneity — 같은 H-score를 가진 종양이라도, HER2가 균일하게 분포하는 경우와 patchy하게 분포하는 경우에서 ADC 반응이 달라짐
기존의 단일 바이오마커(H-score, IHC) 접근이 아닌, 공간적 패턴과 공간적 거리 기반의 다차원적 분석이 response/resistance를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음
현장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ST와 ADC를 연계시켜 분석했다"는 접근 자체를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특히 혈관과의 거리, 타겟 발현 heterogeneity와 같은 공간적 변수를 ADC의 반응/내성과 연결시킨 점에 대해 pharma 연구자들로부터 많은 질문과 공감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3월 블로그에서 다루었던 "같은 타겟, 다른 운명"의 개념을 실제 환자 데이터로 입증한 것이기도 합니다.
2) IO: 내성의 공간적 구조를 해부하다
두 번째 연구는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수술 전 면역화학요법(neoadjuvant chemoimmunotherapy) 후 반응군(MPR)과 비반응군(non-MPR)을 구분하는 핵심 내성 niche를 spatial transcriptomics로 밝힌 연구입니다.
이 연구에서는 치료 후 잔존 종양의 공간적 구조를 분석하여, non-MPR에서만 관찰되는 고유한 내성 niche(resistance niche)를 식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niche가 단일 세포 타입이나 단일 유전자로 정의되지 않고, 특정 세포들의 공간적 배치와 거리 관계로 정의된다는 점입니다.
현장에서 거리 기반의 해석(distance-based interpretation)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2월 블로그에서 제가 소개했던 "거리와 경계"의 개념이 실제 연구에서 치료 내성을 설명하는 핵심 문법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pharma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이러한 내성의 공간적 구조 이해가 next-step therapy 개발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어떤 세포가 내성을 만드는가"를 넘어 "어떤 공간적 구조가 내성을 만드는가"를 아는 것은, 다음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데 있어 훨씬 더 actionable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3. New Approach Methodologies (NAM): In Vitro에서 In Silico로
AACR 2026에서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NAM(New Approach Methodologies)에 대한 학계와 규제기관의 확고한 방향성이었습니다.
Organoid, organ-on-a-chip 분야에서 지난 1년 간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이번 학회에서는 co-culture 시스템에서의 약물 반응(drug response) 평가와 연계한 포스터가 매우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NAM에 대한 별도의 major session이 편성되어, FDA와 학계가 이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흐름이 spatial biology와 만나는 지점이 흥미롭습니다. Organoid나 organ-on-a-chip에서 약물 반응을 공간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그리고 이를 실제 환자 조직의 spatial data와 비교하여 translational bridge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NAM과 spatial biology, 그리고 in silico modeling이 결합되면, 우리는 약물의 작용을 환자 조직(in vivo) → 체외 모델(in vitro) → 가상 시뮬레이션(in silico)의 세 축에서 동시에 이해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시대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현장에서 느낀 것: Spatial Biology의 '임상적 성숙'
AACR 2026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spatial biology가 '임상적으로 성숙(clinically mature)'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몇 가지 구체적인 신호들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기술 측면: Atera와 같은 차세대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 넓은 면적에서 whole transcriptome 수준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획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ST on TMA 접근이 루틴화되면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연구 측면: Spatial transcriptomics가 biology 이해에 머물지 않고, 치료 반응 예측과 내성 메커니즘 규명에 직접 활용되는 연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ADC, IO를 포함한 다양한 모달리티에서 공간적 분석이 약물 반응의 핵심 설명 변수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산업 측면: Pharma 연구자들이 spatial data를 단순한 학술적 호기심이 아닌, next-step therapy 개발과 임상시험 설계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규제 측면: NAM과 in silico evidence에 대한 FDA의 명확한 방향성은, spatial biology 기반의 예측 모델이 향후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역할을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앞으로의 방향
이번 AACR을 통해 확인한 것은, spatial biology가 다양한 약물 모달리티 — IO, ADC, bispecific antibody, RPT — 와 밀접하게 결합되는 필수적인 분석 프레임워크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Atera와 같은 차세대 기술, ST on TMA를 통한 대규모 연구, 그리고 치료 반응과의 직접적 연계. 이 세 가지가 만나는 지점에서, spatial biology는 단순한 관찰 도구를 넘어 신약 개발의 의사결정을 바꾸는 언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3월 블로그에서 저는 "ADC 개발의 다음 언어는 공간이다"라고 썼습니다. AACR 2026 현장에서, 그 언어를 이미 구사하기 시작한 연구자들을 만났습니다. 이 흐름은 내년 더 가속화될 것이며, 포트래이는 그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공간생물학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해 나갈 것입니다.
References
Portrai, AACR 2026 Poster. Spatial Transcriptomics uncovers pharmacokinetic barriers and tumor-intrinsic determinants of resistance to trastuzumab deruxtecan in breast cancer.
Portrai, AACR 2026 Poster. Spatial Transcriptomics reveals core resistance niches distinguishing non-MPR from MPR in NSCLC after neoadjuvant chemoimmunotherapy.










